인생을 살다 보면 누구나 예기치 못한 시련을 마주한다. 입시 실패, 취업 낙방, 사업 부도, 이별, 건강 악화 등 크고 작은 파도가 끊임없이 밀려온다. 흥미로운 점은 똑같은 불행을 겪어도 어떤 사람은 그 충격으로 무너져 내리는 반면, 어떤 사람은 오뚝이처럼 튀어 올라 오히려 이전보다 더 크게 성장한다는 사실이다.
심리학에서는 시련을 이겨내고 원래의 상태로 되돌아오는 마음의 힘을 회복탄력성(Resilience)이라고 부른다. 이것은 단순히 고통을 참아내는 인내심과는 다르다. 바닥을 치고 다시 튀어 오르는 탄성을 의미한다. 다행인 것은 회복탄력성이 타고난 기질이 아니라 후천적인 노력과 훈련으로 단련할 수 있는 마음의 근육이라는 점이다. 이 글에서는 역경을 도약의 발판으로 바꾸는 회복탄력성의 핵심 요소와 구체적인 강화 훈련법을 소개한다.
회복탄력성의 3가지 핵심 요소
연세대학교 김주환 교수는 그의 저서에서 회복탄력성을 구성하는 3가지 요소를 자기조절능력, 대인관계능력, 긍정성으로 정의했다.
첫째, 자기조절능력은 스스로의 감정을 인식하고 조절하는 능력이다. 부정적인 상황에서도 감정의 소용돌이에 휩쓸리지 않고 냉정하게 원인을 분석하여 대처 방안을 찾는 힘이다. 둘째, 대인관계능력은 타인과 깊은 신뢰를 형성하고 유지하는 능력이다. 시련이 닥쳤을 때 기꺼이 도움을 요청하고 위로받을 수 있는 사회적 안전망이 튼튼할수록 회복 속도는 빨라진다. 셋째, 긍정성은 삶을 낙관적으로 바라보는 태도다. 이는 막연한 낙관이 아니라 자신이 상황을 통제하고 개선할 수 있다는 믿음, 즉 효능감에 기반한 긍정이다.
훈련 1: ABC 기법으로 사고의 틀 바꾸기
회복탄력성이 높은 사람은 불행한 사건 그 자체보다 그 사건을 어떻게 해석하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을 안다. 긍정 심리학의 창시자 마틴 셀리그먼은 부정적인 사고 습관을 교정하기 위해 ABC 기법을 제안했다.
A(Adversity)는 사건이다. 예를 들어 면접에서 떨어졌다고 가정하자. B(Belief)는 그 사건에 대한 믿음이나 해석이다. 나는 무능해, 평생 취업하지 못할 거야라고 생각하는 비합리적인 믿음이 여기에 해당한다. C(Consequence)는 결과다. 비합리적인 믿음으로 인해 우울감에 빠지고 구직 활동을 포기하는 결과가 초래된다.
회복탄력성을 기르려면 B(믿음)를 바꿔야 한다. 이번 회사는 나와 핏이 맞지 않았을 뿐이야, 내 부족한 점을 보완하면 더 좋은 기회가 올 거야라고 해석을 반박(Disputation)하는 훈련을 해야 한다. 사건은 바꿀 수 없지만 해석은 선택할 수 있다. 해석을 바꾸면 감정이 바뀌고 행동이 달라진다.
훈련 2: 감사하기로 뇌의 긍정 회로 강화하기
우리 뇌는 부정적인 정보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따라서 의식적으로 긍정적인 정보를 입력하는 훈련을 하지 않으면 마음은 쉽게 불안과 우울로 기운다. 앞서 언급한 감사 일기 쓰기는 회복탄력성을 높이는 가장 강력하고 입증된 방법이다.
하루 3가지 감사한 일을 적는 행위는 뇌의 전전두엽을 활성화시킨다. 전전두엽이 강화되면 스트레스 상황에서도 편도체의 공포 반응을 억제하고 이성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게 된다. 감사 훈련은 단순히 기분을 좋게 하는 것을 넘어, 스트레스에 대항하는 뇌의 기초 체력을 키우는 작업이다. 꾸준히 3주 이상 지속하면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긍정적으로 재설정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훈련 3: 확실한 내 편 만들기
하버드 대학교의 성인 발달 연구에 따르면, 행복하고 건강한 삶의 가장 중요한 조건은 돈이나 명예가 아니라 좋은 인간관계였다. 시련을 겪을 때 나를 무조건적으로 믿고 지지해 주는 사람이 단 한 명이라도 있다면 사람은 무너지지 않는다.
회복탄력성을 기르기 위해서는 고립되지 말아야 한다. 힘들 때 혼자 동굴로 들어가는 것은 가장 위험한 행동이다. 가족, 친구, 동료 등 주변 사람들에게 자신의 어려움을 털어놓고 도움을 청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반대로 내가 누군가에게 그런 지지자가 되어주는 것도 나의 자존감을 높이고 회복탄력성을 강화하는 좋은 방법이다.
결론: 실패는 끝이 아니라 과정이다
회복탄력성이 높은 사람들의 공통점은 실패를 대하는 태도에 있다. 그들은 실패를 영구적인 상태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성공으로 가는 과정에서 겪는 일시적인 시행착오나 피드백으로 여긴다.
넘어지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진짜 문제는 넘어진 채로 주저앉아 있는 것이다. 마음의 근육을 단련하면 넘어져도 툭 털고 일어나는 시간이 점점 짧아진다. 시련이 올 때마다 아, 내 마음의 근육이 자랄 기회구나라고 생각해 보자. 그 단단한 마음이 당신을 더 높은 곳으로 튀어 오르게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