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직장의 신화가 무너졌다. 과거에는 대기업에 입사하여 정년퇴직할 때까지 회사가 개인의 삶을 책임져 주었지만, 지금은 그 누구도 고용 안정성을 보장받지 못한다. 명함에서 회사 이름과 직함을 지우고 났을 때 남는 것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답하지 못한다면 위기감을 느껴야 한다.
이제는 회사형 인간에서 독립형 인간으로 거듭나야 할 때다. 내가 가진 직무 경험, 취미, 지식 등을 상품화하여 나라는 사람 자체를 브랜드로 만드는 퍼스널 브랜딩은 선택이 아닌 생존 전략이 되었다. 하지만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막한 사람들을 위해, 회사 간판 없이 오직 나만의 이름으로 자생력을 갖추는 5단계 전략을 소개한다.
1단계: 정체성 발견, 나를 한 문장으로 정의하기
퍼스널 브랜딩의 시작은 철저한 자기 분석이다. 내가 무엇을 잘하는지, 무엇을 좋아하는지, 그리고 어떤 가치를 세상에 줄 수 있는지 파악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남들이 좋다는 주제를 따라가다 실패한다. 지속 가능한 브랜딩을 위해서는 내 안에서 우러나오는 진정성 있는 주제를 찾아야 한다.
자신을 한 문장으로 정의해 보자. 예를 들어 10년 차 마케터가 아니라 스타트업의 성장을 돕는 실전 마케팅 코치라고 정의하는 순간, 단순한 직장인에서 솔루션을 제공하는 전문가로 포지셔닝이 바뀐다. 내가 누구이며(Who), 어떤 사람들을 위해(Whom), 무엇을 해결해 줄 수 있는지(What) 명확히 정리하는 것이 첫 단추다.
2단계: 타겟 오디언스 설정, 누구에게 말할 것인가
모두를 만족시키려는 브랜드는 누구도 만족시키지 못한다. 내 콘텐츠와 서비스가 필요한 구체적인 대상을 정해야 한다. 타겟이 좁고 명확할수록 메시지의 힘은 강력해진다.
사회 초년생을 위한 엑셀 강의와 50대 자영업자를 위한 엑셀 강의는 내용과 어조가 완전히 달라야 한다. 내 타겟이 어떤 고민을 가지고 있고, 어떤 단어를 사용하며, 어떤 시간에 주로 활동하는지 페르소나를 구체적으로 그려보자. 그들의 가려운 곳을 정확하게 긁어주는 콘텐츠만이 살아남는다.
3단계: 최적의 플랫폼 선정과 파이프라인 구축
내 타겟이 모여 있는 곳에 베이스캠프를 차려야 한다. 글쓰기에 자신이 있다면 블로그나 브런치, 시각적인 자료가 중요하다면 인스타그램, 말하는 것이 편하다면 유튜브나 팟캐스트가 적합하다. 처음부터 모든 채널을 운영하려 욕심내지 말고, 하나의 메인 채널을 확실하게 키운 뒤 확장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중요한 것은 플랫폼은 남의 땅이라는 사실을 기억하는 것이다.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 알고리즘이 변하면 내 영향력도 순식간에 사라질 수 있다. 따라서 SNS로 사람을 모으고, 뉴스레터나 개인 홈페이지 등 내가 소유한 채널로 유입시켜 데이터베이스(DB)를 확보하는 파이프라인 구축 전략을 병행해야 한다.
4단계: 꾸준한 콘텐츠 발행, 신뢰 자본 쌓기
브랜딩은 하루아침에 완성되지 않는다. 사람들에게 나를 각인시키는 유일한 방법은 꾸준함이다. 매일 혹은 매주 정해진 시간에 양질의 콘텐츠를 발행하며 성실함을 증명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축적되는 콘텐츠는 그 자체로 포트폴리오가 되고 나의 전문성을 입증하는 증거 자료가 된다.
콘텐츠를 만들 때는 내가 하고 싶은 말보다 상대방이 듣고 싶은 말을 해야 한다. 정보를 제공하거나, 재미를 주거나, 공감을 이끌어내거나, 동기를 부여해야 한다. 타인에게 도움이 되는 가치를 지속적으로 제공할 때 비로소 팔로워가 생기고 팬덤이 형성된다. 신뢰는 시간과 비례하여 쌓이는 자본이다.
5단계: 차별화된 스토리텔링, 나만의 서사 만들기
기능적인 정보만으로는 차별화가 어렵다. 정보는 어디에나 널려 있다. 사람들은 정보가 아니라 그 정보를 전달하는 사람의 매력에 끌린다. 따라서 나만의 고유한 스토리(Narrative)를 담아야 한다.
성공한 모습만 보여주려 하지 마라. 실패했던 경험, 좌절을 극복한 과정, 현재 진행 중인 도전 등 인간적인 면모를 솔직하게 드러낼 때 사람들은 더 큰 호감을 느낀다. 완벽한 전문가보다 성장하는 동료가 더 매력적이다. 당신의 경험과 철학이 녹아든 스토리텔링이야말로 경쟁자가 베낄 수 없는 가장 강력한 무기다.
결론: 이름이 곧 명함이 되는 삶
퍼스널 브랜딩은 마라톤이다. 당장 수익이 나지 않더라도 지치지 않고 나아가는 끈기가 필요하다. 회사에 소속되어 있는 지금이 브랜딩을 시작하기에 가장 좋은 시기다. 월급이라는 안전망이 있을 때 다양한 시도를 해보고 실패도 해봐야 한다.
지금 당장 작은 블로그 하나라도 시작해 보자. 당신의 이름 석 자가 세상에 알려지는 순간, 회사가 당신을 지켜주는 것이 아니라 당신이 회사를 선택할 수 있는 자유를 얻게 될 것이다. 나라는 브랜드의 CEO가 되어 주도적인 삶을 설계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