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서 번호: SURV-HUMAN-2025-010 보안 등급: 적색 경보 (Level 1) 작성자: 가상 생존 연구소 수석 연구원 참조: SURV-MOVE-2025-009 (이동 수단)
1. 개요 (Overview)
재난 초기에는 서로 돕는 이타심이 발휘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식량이 바닥나고 생존 본능만 남은 시기가 오면, 타인은 잠재적인 약탈자이거나 경쟁자가 됩니다.
길 위에서 마주친 낯선 사람은 셋 중 하나입니다. 도움이 필요한 사람, 당신의 물건을 노리는 사람, 혹은 당신의 목숨을 노리는 사람. 문제는 그들이 접근하기 전까지는 누구인지 알 수 없다는 것입니다. 본 보고서는 접촉 시 발생할 수 있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방지하기 위한 대인 교전 수칙(ROE)을 제시합니다.
2. 제1원칙: 거리 유지 (Safety Zone)
가장 좋은 호신술은 싸우지 않는 것이며, 싸우지 않는 가장 좋은 방법은 거리를 두는 것입니다.
2-1. 21피트 법칙 (약 6.4미터)
경찰 훈련 교범에 따르면, 칼을 든 괴한이 6.4미터 거리에서 달려들어 당신을 찌르는 데 걸리는 시간은 단 1.5초입니다. 이는 당신이 위협을 인지하고 도망치거나 방어 자세를 취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시간입니다. 낯선 사람과는 항상 최소 7미터 이상의 거리를 유지하십시오. 상대방이 그 거리 안으로 허락 없이 들어오려 한다면, 그것은 명백한 공격 의사로 간주하고 즉시 이탈하거나 경고해야 합니다.
2-2. 손을 보라 (Watch the Hands)
사람을 죽이는 것은 눈빛이 아니라 손입니다. 상대를 마주쳤을 때 얼굴을 보지 말고 가장 먼저 '양손'의 위치를 확인하십시오.
- 손이 주머니에 있거나 등 뒤에 있는가? (무기 은닉 가능성 높음)
- 손에 든 물건이 몽둥이인가, 식량인가?
- 손바닥을 펴서 보여주는가? (가장 일반적인 비적대적 신호)
3. 정보전: 기만과 은폐 (Deception)
상대방이 당신을 공격할지 말지 결정하는 기준은 '가성비'입니다. 털었을 때 나올 물건이 많아 보이거나, 제압하기 쉬워 보이면 타겟이 됩니다.
3-1. 그레이 맨 전략 (Gray Man Theory)
이전 보고서에서도 강조했듯, 눈에 띄지 않아야 합니다. 화려한 등산복이나 비싸 보이는 전술 배낭은 "나 좋은 물건 많아요"라고 광고하는 것과 같습니다. 낡고 더러운 옷, 허름한 가방, 그리고 지쳐 보이는 표정을 연기하십시오.
3-2. 정보 누설 금지
대화가 시작되더라도 다음 3가지는 절대 말해서는 안 됩니다. 거짓말을 해서라도 숨기십시오.
- 거주지의 위치: "근처에 산다"고 하지 말고 "멀리서 이동 중이다"라고 하십시오.
- 일행의 존재: 혼자 있더라도 "뒤에 일행이 오고 있다"고 암시하십시오.
- 보유 물자: 식량이나 약이 있냐는 질문에는 항상 "나도 없어서 구하러 다니는 중이다"라고 답하십시오.
4. 물리적 충돌 시 대응: 생존형 호신술
대화가 실패하고 상대방이 무력을 행사하려 할 때, 우리의 목표는 상대를 제압하는 것이 아니라 '탈출'하는 것입니다.
4-1. 시각 차단: 고광량 플래시 (Tactical Light)
밤은 물론 낮에도 유효합니다. 1000루멘 이상의 강력한 LED 손전등을 상대방의 눈에 직접 비추면 일시적으로 시야가 마비됩니다(플래시뱅 효과). 이 3~5초의 틈이 당신이 도망칠 수 있는 골든타임입니다.
4-2. 후추 스프레이 (Pepper Spray)
총기가 없는 한국의 현실에서 가장 효과적인 비살상 무기입니다. 곰도 쫓아낼 수 있는 캡사이신 성분은 덩치가 큰 성인 남성도 즉시 무력화시킵니다. 바람의 방향을 고려하여 분사하고, 즉시 현장을 이탈하십시오.
4-3. 급소 가격보다는 밀치기
영화처럼 멋지게 급소를 때리는 것은 훈련받지 않은 일반인에게 불가능합니다. 엉겨 붙었을 때는 주저앉지 말고, 있는 힘껏 상대를 밀쳐내어 거리를 벌린 뒤 뛰십시오. 36계 줄행랑은 비겁한 것이 아니라 가장 고등한 생존 전략입니다.
5. 심리적 무장: 살인에 대한 주저함
평범한 사람은 타인을 해치는 것에 본능적인 거부감이 있습니다. 하지만 약탈자들은 이 점을 이용합니다. 당신의 생명이나 가족이 위협받는 상황에서는 주저함이 곧 죽음입니다.
상대가 명백한 살의를 가지고 덤빌 때, 방어 행동에 망설이지 마십시오. "내가 살아야 내 가족을 지킬 수 있다"는 마인드셋을 미리 훈련해 두어야 몸이 굳지 않습니다.
6. 결론
사람은 희망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가장 예측 불가능한 변수입니다. 무법지대에서의 모든 만남은 '잠재적 전투'입니다.
웃으며 다가오는 사람을 의심하는 것이 도덕적으로 불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배신당해 죽은 뒤에는 도덕도 없습니다. 의심하고, 거리를 두고, 준비하십시오. 그리고 그 사람이 정말로 선한 이웃임이 확인되었을 때, 그때 손을 잡아도 늦지 않습니다.
이제 우리는 외부의 위협으로부터 스스로를 지키는 방법까지 알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영원히 떠돌아다닐 수는 없습니다. 겨울이 오거나, 누군가 아프거나, 지치게 되면 결국 어딘가에 정착해야 합니다.
다음 보고서에서는 버려진 건물이나 시골 농가를 점거하여 장기 거주를 위한 '생존 기지(Base Camp)'를 건설하고, 빗물 저장 시스템과 텃밭을 일구어 자급자족 시스템을 구축하는 방법에 대해 다루겠습니다. 이상.
가상 생존 연구소 (Virtual Survival Research Lab) End of Document